한국 넷플릭스에서 ‘자국 콘텐츠 선호 하락’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한국 넷플릭스 이용자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덜 찾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공개된 최신 자료만으로는 자국 콘텐츠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국 콘텐츠는 국내외 넷플릭스 시청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뿐 아니라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으로 시청 선택지가 넓어지고 콘텐츠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개별 작품의 성과와 플랫폼별 이용 행태가 과거보다 복잡해진 것은 분명하다.
한국 콘텐츠의 넷플릭스 내 존재감은 여전히 높다
글로벌 시청시간 기준 미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넷플릭스 TV 시리즈 전체 시청시간에서 한국 콘텐츠가 차지한 비중은 11.4%였다. 미국 콘텐츠의 54.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수요가 약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다. 영국은 6.6%, 일본은 5.6%로 집계돼 한국 콘텐츠와의 격차가 나타났다. 해당 통계는 한국에서의 시청 비중이 아니라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시간을 제작 국가별로 나눈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2년에도 한국 작품은 주요 흥행작에 포함
넷플릭스 발표를 연합뉴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 10명 중 6명은 한국 작품을 한 편 이상 시청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내맞선 등은 당시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작품 가운데 높은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따라서 2020년과 2021년 이후 한국 콘텐츠 소비가 일관되게 감소했다는 식의 해석보다는, 작품별 흥행 편차와 플랫폼 간 경쟁 심화가 체감 선호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국내 OTT 시장에서는 경쟁 구도가 달라졌다
넷플릭스 단일 지표로 전체 선호도를 판단하기 어려워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024년 주요 SVOD 서비스의 콘텐츠 이용 행태를 분석하면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왓챠를 함께 비교했다. 조사 대상에는 오리지널 여부, 제작 국가, 장르, 서비스별 시청시간과 인기 콘텐츠 분포가 포함됐다.
이처럼 국내 이용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만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한국 작품을 보기 위해 티빙이나 웨이브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 넷플릭스 내 한국 콘텐츠 비중만으로 한국 영상 콘텐츠 전체의 인기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콘텐츠 공급 확대가 체감 경쟁을 높여
글로벌 OTT의 한국 진출이 확대되면서 한국 이용자가 접하는 해외 콘텐츠의 종류도 크게 늘었다. 미국·영국·일본·스페인 등에서 제작된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에 공개되면서, 한국 작품은 과거보다 더 많은 콘텐츠와 시청 시간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특정 기간 한국 작품의 순위가 낮아질 수는 있지만, 이는 곧바로 자국 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거부나 선호도 하락을 뜻하지 않는다. 공개 시점, 장르, 출연진, 마케팅, 회차 구성 등 작품별 요인이 시청 성과에 함께 작용한다.
일본의 콘텐츠 정책은 ‘자국 소비’보다 산업 경쟁력에 초점
새로운 쿨재팬 전략과 해외 진출 지원
일본 정부는 자국 콘텐츠 산업을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한정하지 않고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 등으로 확장해 지원하고 있다. 2024년 발표된 새로운 쿨재팬 전략은 창작자에게 적정한 대가가 돌아가는 제작 환경, 실무형 프로듀서 육성, 해외 유통망 확보와 전략적 해외 진출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콘텐츠 산업의 해외 시장 확대를 국가 성장 전략의 일부로 보고 있다. 일본발 콘텐츠의 해외 매출을 2033년까지 20조 엔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이는 단순히 일본 내 시청률을 높이는 정책이라기보다 제작 기반과 유통 경쟁력을 함께 강화하려는 접근에 가깝다.
한국이 참고할 지점
한국 콘텐츠 산업이 일본 정책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 이미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강력한 해외 유통망을 확보했으며, 2022년 국내 방송 프로그램 수출액도 5억 달러를 넘어섰다.
앞으로 필요한 과제는 국내외 시청자가 동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을 꾸준히 발굴하는 일이다. 제작비 확대뿐 아니라 작가와 연출자에 대한 투자, 장르 다양화, 창작자 수익 배분 개선, 국내 플랫폼과 글로벌 플랫폼 간 유통 구조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한국 콘텐츠의 과제는 선호도보다 지속가능성
글로벌 흥행과 국내 산업 기반의 균형
한국 콘텐츠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제작비 상승과 투자 위축, 작품 공급 일정 불안정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의 수요가 높더라도 국내 제작사와 창작자에게 수익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약해질 수 있다.
특히 넷플릭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플랫폼의 편성 전략이나 투자 규모 변화에 국내 제작 생태계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넷플릭스뿐 아니라 국내외 여러 플랫폼과 극장, 방송 채널을 아우르는 다층적인 유통 구조가 필요하다.
새로운 시청 경험에 맞춘 전략 필요
한국 콘텐츠의 차별화는 단순히 한국적 소재를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장르적 완성도와 서사의 신선함, 지역과 세대의 다양성, 짧은 형식과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 변화하는 시청 방식에 대응해야 한다.
결국 현재의 핵심 질문은 한국 넷플릭스 이용자가 한국 콘텐츠를 외면하고 있느냐가 아니다. 국내외 시청자가 넘쳐나는 선택지 속에서도 다시 찾을 만한 작품을 어떻게 만들고, 그 성과를 창작 생태계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다.
자주 묻는 질문(FAQ)
한국 넷플릭스에서 자국 콘텐츠 선호도가 실제로 하락했나요?
공개된 자료만으로 한국 넷플릭스 이용자의 자국 콘텐츠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넷플릭스 TV 시리즈 시청시간에서 2024년 상반기 기준 11.4%를 차지해 미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콘텐츠는 넷플릭스에서 여전히 인기가 있나요?
그렇습니다. 2022년에는 글로벌 넷플릭스 회원 10명 중 6명이 한국 작품을 한 편 이상 시청했다고 넷플릭스가 발표했습니다. 이후에도 한국 드라마와 예능, 영화는 글로벌 인기 콘텐츠 목록에 꾸준히 포함되고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 소비가 줄었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해외 콘텐츠 공급이 늘고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여러 OTT 서비스가 경쟁하면서 시청 선택지가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특정 한국 작품의 흥행이 약해진 현상과 한국 콘텐츠 전체의 선호도 하락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은 자국 드라마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요?
일본은 제작 환경 개선, 창작자와 프로듀서 육성, 해외 유통망 확대, 국제 공동제작 등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책의 초점은 국내 소비 확대뿐 아니라 일본 콘텐츠의 해외 경쟁력 강화에 맞춰져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 산업이 앞으로 강화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작품의 완성도와 장르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창작자 처우, 수익 배분, 제작사 재무 안정성, 플랫폼 다변화를 개선해야 합니다. 글로벌 흥행과 국내 제작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