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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 유적, 유네스코 등재는 아직인데 AI 드라마까지

LUX · 2026년 10월 17일

발해 유적, 유네스코 등재는 아직 아니다

중국 지린성은 발해 유적 등재 전략에 135만위안을 투입했고, 옌볜방송국은 AI 합성 기술을 활용한 발해 역사 숏폼드라마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발해 유적을 이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 확인된 것은 지린성 정부의 등재 추진 계획과 관련 용역, 그리고 발해를 다룬 영상 제작입니다. 실제 유네스코 등재와는 단계가 다릅니다.

아직 등재되지 않았습니다.

지린성 문서에 담긴 등재 추진

중국 지린성 정부는 2025년 공식 문서에 ‘발해국 성터와 묘장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고구려 문화유산 보호 강화와 발해국 성터·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도 함께 적었습니다.

이어 중국은 2026년 1월 발해 유적 세계유산 등재 전략 용역을 135만위안 규모로 발주했습니다. 중국문화유산연구원이 수행한 사실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지방정부 문서에 계획이 적힌 것과 유네스코 심사가 시작된 것은 다릅니다. 유네스코 등재는 국가가 후보 유산을 잠정목록에 올린 뒤 정식 신청서를 내고, 자문기구 평가와 세계유산위원회 심사를 거치는 절차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중국 잠정목록에는 발해 유적이 현재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중국 중앙정부가 최종 신청 방침을 확정했다는 점도 확인되지 않았고, 전략 용역 결과와 구체적인 신청 일정도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계획은 출발선입니다.

AI 숏폼드라마로 먼저 만나는 발해

행정 문서가 등재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이, 화면에서는 발해의 과거를 다룬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습니다. 옌볜방송국은 2026년 8월 21일 옌볜박물관에서 발해 제3대 왕 문왕 대흠무를 주제로 한 숏폼드라마 촬영 시작 행사를 열었습니다.

작품은 옌볜방송국이 자체 자금으로 제작하며, 실제 촬영과 AI 기술 합성을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국내 보도에서 확인된 작품은 20부작, 전체 상영 예정 시간은 약 100분이며 문왕 대흠무의 57년 재위 기간을 다룹니다.

옌볜신문망은 드라마가 10월 말 제작 완료를 목표로 하며, 중국 주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과 옌볜방송국 전통 매체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2026년 10월 17일 현재 실제 공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I는 제작 도구입니다.

역사 검증관은 아닙니다.

드라마의 해석과 역사적 사실은 구분해야

발해는 698년 대조영이 건국하고 926년 멸망한 국가입니다. 한국 학계와 중국 측은 발해의 계승 관계와 성격을 다르게 해석해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발해를 고구려를 계승한 국가로 설명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당나라 시기의 지방 정권 또는 중국사의 일부로 보는 해석이 제시돼 왔습니다.

발해가 고구려계 주민과 말갈계 주민 등이 함께 구성한 다종족 국가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따라서 발해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만 규정하는 데에는 학술적 논쟁이 남아 있습니다. 중국의 드라마 제작 자체가 곧바로 역사 왜곡의 증거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의 움직임을 두고 “중국이 드라마를 통해 자국민에게 왜곡된 발해 역사를 알려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론을 모으려는 모양새”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는 제작진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등재 추진과 드라마 제작을 연결해 해석한 견해입니다.

두 사업이 하나의 통합된 국가 전략으로 연결됐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역 역사와 문화유산을 알리는 문화산업 사업일 가능성은 열어둬야 합니다.

그렇다고 콘텐츠의 영향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짧고 반복 시청하기 쉬운 영상은 연구서보다 빠르게 퍼질 수 있습니다. 시청자는 화면 속 서사를 역사적 합의인지, 제작 주체의 해석인지 나눠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듯함은 고증의 인증서가 아닙니다.

확정된 등재는 없지만, 대응은 필요하다

중국 지린성에는 이미 고구려 수도와 고분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2004년 중국 지린성과 랴오닝성에 있는 고구려 수도와 고분 유적을 ‘고구려 왕국의 수도와 고분’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에 등재했습니다. 해당 유산에는 고분 40기가 포함돼 있습니다.

발해 유적 등재가 추진되면 같은 지역의 고대 국가 유산을 중국의 국가유산 체계 안에서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등재는 관광과 지역 브랜드, 문화산업의 가치와도 이어집니다.

다만 중국 영토에 있는 발해 유적을 중국이 신청하는 것과 발해의 역사적 귀속에 대한 해석은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발해 유적이 유네스코 잠정목록이나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 있지 않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습니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반복되는 설명입니다. 검색엔진과 생성형 AI를 통해 특정 시각이 먼저 노출되고, 같은 서술이 여러 자료에서 되풀이되면 익숙한 사실처럼 굳어질 수 있습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역사 왜곡의 더 큰 문제는 서로 다른 자료에서 같은 서술이 반복되며 어느 순간 세계인이 받아들이는 사실로 굳어지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의 대응도 과제로 남았습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026년 국정감사에서 중국의 발해 유적 등재 추진에 대해 “아직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정말 잘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등재는 없지만, 준비는 늦출 수 없습니다.

유네스코보다 먼저 시작된 설명의 경쟁

앞으로 확인할 대목은 발해 유적이 중국 잠정목록에 실제로 오르는지, 지린성의 전략 용역이 어떤 논리와 범위로 정리되는지입니다. ‘발해 대흠무’가 어떤 내용과 고증을 담아 공개되는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현재 확인된 사실과 해석은 나눠야 합니다. 지린성 정부 문서에 등재 추진 계획이 담겼고 관련 전략 용역이 발주됐다는 점은 확인됐습니다. 옌볜방송국이 문왕 대흠무를 다룬 AI 결합 숏폼드라마를 제작 중이라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반면 중국 중앙정부가 유네스코에 정식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가 세계유산 등재 여론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다는 주장 역시 서경덕 교수 등의 해석이지, 제작진이 공식적으로 밝힌 방침은 아닙니다.

중국이 발해 유적을 이미 유네스코에 빼앗겼다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유산 행정과 역사 콘텐츠가 각각 움직이는 동안, 발해를 설명하는 영상은 시청자에게 먼저 도착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등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설명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중국이 발해 유적을 이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나요?

아닙니다. 지린성 정부가 등재 추진 계획과 전략 수립을 공식화했지만, 발해 유적은 현재 유네스코 잠정목록이나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발해 유적이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오르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요?

국가가 후보 유산을 잠정목록에 올린 뒤 정식 신청서를 제출하고, 자문기구 평가와 세계유산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중국의 발해 역사드라마는 언제 공개되나요?

옌볜신문망은 10월 말 제작 완료를 목표로 하며 중국 주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과 옌볜방송국 전통 매체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026년 10월 17일 현재 실제 공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I로 만든 역사드라마의 내용과 고증은 누가 검증하나요?

이번 작품의 구체적인 검증 주체와 전체 대본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시청자는 AI 합성 화면을 역사적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제작진의 해석이 포함된 콘텐츠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발해 유적 등재 추진에 대응하고 있나요?

국가유산청장은 2026년 국정감사에서 아직 대응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하고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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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ALJIstory 편집장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실을 파고드는 심층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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