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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 들어온 K-드라마, 다음 목적지는 촬영지

LUX · 2026년 10월 15일

서울역에서 드라마를 보고, 다음 여행지를 고른다

‘도깨비’의 빨간 문과 ‘호텔 델루나’의 몽환적인 공간을 떠올리게 하는 K-드라마 콘텐츠가 이번에는 촬영지가 아닌 서울역 쇼핑공간으로 들어왔다. 기차를 타기 전 잠깐 들른 여행객이 40여 편의 명장면을 보고, 30곡의 OST를 들은 뒤 다음 행선지를 정할 수 있는 전시다.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은 한국관광공사,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K-드라마 특별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등 인기 작품의 명장면과 명대사, 소품, 촬영지 정보를 한자리에 모았다. 화면 속 감정을 서울역의 동선 위에 펼쳐 놓은 셈이다.

서울역 중앙보행광장과 야외광장, 옥상정원에는 관람형 전시와 대형 포토존이 마련됐다. OST 청음 라운지도 들어섰다. 드라마를 눈으로만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고 촬영지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드라마 팬에게는 작은 순례의 예고편이고, 서울역에는 꽤 영리한 손님맞이 방식이다.

왜 하필 지금, 서울역에 K-컬처를 세웠을까

이번 전시는 스튜디오드래곤과 한국관광공사가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선보인 ‘K-DRAMA EXHIBITION: Scenes to Destinations’와 연계해 구성됐다. 하이커 그라운드 본전시는 대사·장면·음악·소품·촬영지 등 5개 공간으로 꾸며졌고, 작품별 촬영지 여행 코스와 관광 상품도 안내한다. 서울역점은 이 콘텐츠를 이동의 현장으로 옮긴 후속 프로젝트다.

두 기관은 2026년 6월 K-드라마를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핵심은 드라마를 보여주는 데 있지 않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 실제 촬영지로 움직이도록 길을 내는 데 있다. 거실에서 끝났던 시청 경험을 지도와 교통편, 여행 일정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서울역은 그 실험에 잘 맞는 장소다. 공항철도와 도심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오가고, 쇼핑과 미식 시설도 모여 있다. 출국 전 남은 시간에 전시를 보고, 입국 직후 한국 여행의 첫 장면을 만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한국 여행의 시작과 끝을 동시에 붙잡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한화커넥트 관계자는 “한국 여행의 시작과 끝에서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이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표현은 다소 힘차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서울역을 단순한 환승 공간이 아니라 체류와 소비가 발생하는 관광 콘텐츠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뜻이다.

외국인 매출 240% 증가는 전시의 배경이 됐다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은 2025 년 4 분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인 3 분기와 비교해도 91% 늘었다. 이 숫자 뒤에 K-드라마 전시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문화 콘텐츠이면서 동시에 외국인 소비를 겨냥한 집객 전략으로 읽힌다.

서울역점은 환전 키오스크, 캐리어 보관함, 보조배터리 충전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여행객이 가진 불편을 하나씩 덜어주고, 그 빈자리에 전시와 쇼핑을 끼워 넣는 구조다. 여행자는 캐리어를 맡기고 배터리를 채운 뒤 포토존으로 향할 수 있다. 지갑을 열기 전에 동선부터 편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36,562명으로 집계됐다. 이 거대한 방문 흐름을 서울역이 붙잡으려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외국인 매출 증가가 전시 덕분인지, 관광객 증가와 이동 동선 변화가 함께 만든 결과인지는 아직 분리돼 공개되지 않았다. 매출의 절대액과 외국인 방문객 수도 알려지지 않았다.

제가 보기엔 바로 이 지점에서 숫자를 읽는 태도가 중요하다. 240%라는 수치는 강렬하지만, 그것만으로 전시가 지역관광을 활성화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전시 관람객이 실제 촬영지를 방문했는지, 서울역 주변 상점과 식음 매장의 매출이 함께 늘었는지는 사후 자료가 있어야 판단할 수 있다. 숫자가 문을 열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안으로 들어간 사람의 행선지다.

화면 속 장소는 실제 여행 동선으로 바뀔 수 있을까

이번 전시의 흥미로운 점은 명장면을 전시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형 포토존과 촬영지 정보, OST 청음 라운지가 한데 놓이면서 관람객은 장면을 보고 감정을 되살린 뒤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음악이 끝나기 전에 다음 여행 계획이 시작되는 구성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긴 뒤 촬영지 지도와 여행 코스를 참고해 서울 밖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긴다. K-드라마가 서울의 한정된 인기 명소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방 촬영지까지 관광 동선을 넓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능성과 성과는 다르다. 서울역을 찾은 사람이 전시를 봤다고 해서 장시간 머물거나 별도 여행을 계획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곳은 목적지인 동시에 이동 공간이기 때문이다. 사진 한 장을 남기고 곧장 열차에 오르는 관람객도 있을 것이다. 전시가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는 비율을 보여주는 자료가 뒤따라야 이 전략의 실효성을 가늠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질문도 남는다. 문화관광 콘텐츠와 기업의 집객 마케팅은 어디에서 갈라질까. 이번 전시는 분명 드라마 IP의 문화적 확장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상업공간 방문을 늘리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저는 두 목적이 함께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관광을 말할 때 소비 효과만 앞세우지 않고, 촬영지와 지역 상권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설득력이 생긴다고 봅니다.

전시를 보러 갈 사람에게 아직 남은 확인 사항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 특별 전시는 이달 31일까지 운영된다. 다만 정확한 시작일은 확인된 자료마다 구체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관람료와 예약 필요 여부, 운영시간, 외국어 안내 제공 범위도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서울역을 이용하는 독자라면 방문 전 운영 정보를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료 전시인지, 대기 시간이 있는지, 포토존과 OST 라운지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지는 여행 일정과 지갑에 직접 영향을 준다. 전시장이 몰릴 경우 서울역 광장과 옥상정원, 인접 매장의 혼잡도 커질 수 있다. 공짜인 줄 알고 갔다가 일정이 꼬이는 일은 드라마의 반전으로도 충분하다.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은 2025년 옛 서울역 준공 100주년 전시와 연계한 행사에서 약 두 달간 46 만명이 방문했다고 발표하는 등 전시와 상업공간을 결합한 집객 전략을 이어왔다. 이번 K-드라마 전시는 그 흐름을 글로벌 관광객 쪽으로 확장한 사례다. 한화커넥트 관계자는 “이제는 글로벌 랜드마크로서 방문객들을 위한 맞춤형 편의 서비스와 K-컬처를 담은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지켜볼 것은 전시장의 화려한 포토존보다 그 다음 장면이다. 관람객이 촬영지로 이동했는지, 지역 상권에 돈과 시간이 흘렀는지, 그리고 서울역이 여행의 대기실을 넘어 여행의 출발점이 됐는지다. K-드라마가 사람을 울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면, 이번 전시는 그 첫 장면으로 기억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 K-드라마 전시는 언제까지 열리나요?

특별 전시는 이달 31일까지 운영됩니다. 다만 정확한 시작일은 확인된 자료마다 구체적으로 일치하지 않습니다.

전시는 무료인가요? 예약이 필요한가요?

관람료와 예약 필요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방문 전 운영 정보를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역점 전시는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서울역 중앙보행광장과 야외광장, 옥상정원에 관람형 전시와 대형 포토존, OST 청음 라운지가 마련됐습니다.

어떤 드라마와 OST를 만날 수 있나요?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등을 포함한 40여 편의 K-드라마가 소개됩니다. OST 청음 라운지에는 6개 테마로 큐레이션한 30곡이 수록됐습니다.

하이커 그라운드 전시와 서울역점 전시는 어떻게 다른가요?

서울역점 전시는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열리는 ‘K-DRAMA EXHIBITION: Scenes to Destinations’와 연계해 구성됐습니다. 하이커 그라운드 본전시는 대사·장면·음악·소품·촬영지 등 5개 공간으로 구성되며 촬영지 여행 코스와 관광 상품도 안내합니다.

전시가 실제 촬영지 방문이나 주변 상권 매출로 이어졌나요?

현재 전시가 외국인 관광객의 촬영지 방문이나 서울역 주변 상권 매출을 얼마나 늘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매출 증가 수치는 한화커넥트의 자체 집계이며, 전시 효과는 사후 자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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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ALJIstory 편집장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실을 파고드는 심층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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