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번 1조원, 국내에 남은 돈은 얼마일까
한국에서 1조 542억 원을 벌어들인 넷플릭스 한국 법인에서 국내 영업이익으로 남은 돈은 203억 원이었다. 매달 구독료를 내는 시청자라면 한 번쯤 물어볼 만하다. 내가 낸 돈은 한국에 얼마나 남고,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5년 국내 매출은 1조 542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8,539억 원은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라는 이름으로 미국 본사 Netflix, Inc.에 지급됐다. 매출의 81.0%가 본사로 향한 셈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 구독자를 모아 번 돈의 상당 부분이 해외 본사로 이동하고, 한국 법인에는 비교적 적은 금액이 남는 구조다. 다만 이 장면을 곧바로 ‘한국에서 번 돈을 모두 이익으로 빼갔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 이 지급액의 성격부터 따져봐야 한다.
매출은 커졌는데, 왜 국내 영업이익은 203억 원일까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국내 매출은 2021년 6,317억 원에서 2025년 1조 542억 원으로 늘었다. 2024년 매출은 8,997억 원이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자리가 커진 만큼 매출도 빠르게 불어난 흐름이다.
하지만 2025년 국내 법인의 영업이익은 203억 원, 영업이익률은 1.9%였다. 매출 1조원대 기업의 손익계산서에서 국내 영업이익만 떼어 보면, 거대한 파도 뒤에 작은 물결이 남은 모양새다.
핵심은 매출과 이익 사이에 놓인 8,539억 원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 한국 법인은 유통계약에 따라 Netflix, Inc.를 대신해 넷플릭스 서비스 구독 멤버십을 재판매한다. 한국 법인이 플랫폼 전체의 최종 수익을 쌓아두는 본사가 아니라, 본사 서비스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법인에 가깝다는 뜻이다.
감사보고서는 한국 법인이 본사에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를 지급하고, 영업이익은 넷플릭스 그룹의 이전가격 정책에 따른 정상영업이익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국내 매출에서 본사 지급액을 뺀 뒤 남은 금액이 국내 법인의 영업이익으로 나타나는 구조다.
8,539억 원을 한국 콘텐츠 비용으로만 보면 안 되는 이유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할 대목이 있다.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 8,539억 원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만을 뜻하지 않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자료는 이 항목에 한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본사에서 구매하는 국내외 모든 콘텐츠 비용이 포함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8,539억 원 전부를 한국 콘텐츠 수익의 해외 유출액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 시청자가 보는 해외 콘텐츠의 비용, 글로벌 플랫폼 운영과 유통에 얽힌 비용이 함께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숫자는 ‘본사로 지급된 금액’이지, ‘한국 오리지널로 벌어들인 돈 중 본사가 챙긴 순이익’과 같은 말은 아니다.
반대로 이 설명이 모든 의문을 지워주는 것도 아니다.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203억 원에 그쳤다는 사실은 글로벌 플랫폼의 국내 회계 구조가 국내 산업과 어떤 방식으로 맞물리는지 묻게 한다. 본사 거래가 어떤 기준으로 책정됐는지, 실제 한국 콘텐츠 제작비가 그 안에서 얼마를 차지하는지는 별도의 공개가 필요한 영역이다.
현재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비용의 공식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본사 지급액과 한국 제작사에 돌아간 돈을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금 회피나 불법 송금이라고 단정할 근거도 이번 수치만으로는 부족하다.
K-콘텐츠가 넷플릭스를 키웠다면, 제작사는 얼마나 웃었을까
이번 논쟁의 온도는 회계 숫자에서 콘텐츠 제작 현장으로 옮겨간다.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OTT 이용률은 2025년 조사에서 46.7%로 보도됐다. 티빙은 13.0%였다. 수치의 세부 내용은 언론 보도에 인용된 자료 기준으로 확인된 것이며, 넷플릭스가 한국 시청자의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참고 지표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넷플릭스는 국민 절반 가까이가 돈을 내고 보는 서비스가 됐지만, 국내 매출 1 조 원 가운데 8할을 본사에 지급하면서 국내 법인 영업이익 203억 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넷플릭스를 국내 1위로 만든 것은 K-콘텐츠인데, 이를 만든 제작사에는 흥행과 무관하게 제작비의 3~10% 수준 마진이 돌아가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3~10%라는 수치가 모든 넷플릭스 작품과 제작사 계약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부담하고 글로벌 유통과 마케팅, 플랫폼 운영 비용을 책임지는 대신 IP를 확보하는 계약도 있을 수 있다. 작품마다 계약 조건이 다르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질문은 남는다. 작품이 세계적으로 흥행했을 때 제작사가 추가 보상을 받는가, 해외 흥행 수익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IP는 누가 갖는가. 시청자에게는 화면 뒤의 계약서가 보이지 않지만, 그 계약서가 다음 시즌의 제작 환경과 창작자 처우를 좌우할 가능성은 크다.
흥행작 하나가 플랫폼의 구독자를 늘리고 기업 가치를 키우는 동안, 제작사가 처음 받은 제작비만으로 끝난다면 성과와 보상의 간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K-콘텐츠의 경쟁력을 오래 유지하려면 제작비를 받는 것과 흥행의 과실을 나누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
시청자에게 돌아오는 질문은 결국 구독료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전국 5,566가구, 13세 이상 남녀 8,3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8명이 OTT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V를 통한 OTT 시청도 늘고 있다고 방통위는 밝혔다. OTT는 더 이상 스마트폰 속 보조 채널이 아니라 거실의 TV와 월 지출에 함께 들어온 서비스가 됐다.
그래서 이번 숫자가 시청자에게 당장 월 구독료 인상이나 환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지불한 구독료가 한국 법인과 미국 본사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되는지, 콘텐츠를 만든 제작자에게는 어느 정도 돌아가는지 묻게 만드는 계기는 된다.
국내 사업자와 비교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티빙과 웨이브는 넷플릭스와 달리 콘텐츠 비용과 판권상각비 부담으로 적자를 이어가는 구조가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쪽은 글로벌 본사와 유통계약을 맺고 국내 법인의 이익을 정상영업이익으로 관리하고, 다른 쪽은 콘텐츠 투자 부담을 국내 손익계산서에 더 직접적으로 떠안는다.
이 차이는 단순히 어느 회사가 장사를 잘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OTT와 국내 사업자 사이의 회계·세제·규제 형평성, 본사 거래의 투명성, 국내 콘텐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이 한꺼번에 걸려 있다. 앞으로 국회와 정부가 들여다볼 지점도 바로 여기다.
특히 확인돼야 할 것은 세 가지다. 8,539억 원 안에 한국 콘텐츠 관련 비용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이전가격이 세법상 적정한 것으로 인정됐는지, 실제 한국 제작사별 정산과 IP 조건은 무엇인지다. 현재 넷플릭스의 실제 2025년 법인세 납부액과 제작사별 정산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 1조 542억 원은 한국 시청자가 만든 시장의 크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시장의 크기가 제작사와 창작자, 국내 산업의 몫으로 자동 변환되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은 구독자를 모으느냐를 넘어, 그 구독료의 흐름을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고 흥행의 과실을 어떻게 나누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시청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질문은 간단하다. “내가 낸 구독료는 누구의 다음 작품을 만들고 있는가.” 이 질문에 숫자와 계약 구조로 답하는 플랫폼이 결국 신뢰를 얻을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2025년 매출은 얼마인가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5년 국내 매출은 1조 542억 원입니다.
매출 중 미국 본사에 지급한 금액은 얼마인가요?
8,539억 원이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 명목으로 미국 본사 Netflix, Inc.에 지급됐습니다. 매출의 81.0%에 해당합니다.
본사 지급액 전부가 한국 콘텐츠 제작비인가요?
아닙니다. 해당 항목에는 한국에서 제공되는 국내외 콘텐츠 관련 비용이 포함될 수 있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얼마인가요?
2025년 영업이익은 203억 원이며, 영업이익률은 1.9%입니다.
넷플릭스의 본사 지급 구조가 조세 회피를 뜻하나요?
이번 수치만으로 조세 회피나 불법 송금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감사보고서는 유통계약과 그룹 이전가격 정책에 따른 정상영업이익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한국 제작사별 정산액과 넷플릭스의 법인세 납부액은 공개됐나요?
이번에 확인된 자료만으로는 넷플릭스의 실제 2025년 법인세 납부액과 한국 콘텐츠 제작사별 정산액을 확정할 수 없습니다.
WORDPRESS PLUGIN
https://store.luxdigest.com
DecoBlocks
https://wpcm.luxdigest.com
LUX Content Migration
https://sohoseo.luxdigest.com
SOHO 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