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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매출 1조원, 81%는 본사로 갔다

LUX · 2026년 10월 15일

한국에서 번 1조원, 왜 대부분 본사로 향했나

한국에서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긴 넷플릭스 한국 법인에서, 1조 542억원 가운데 8,539억원이 미국 본사로 지급됐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의 상당 부분이 국경을 넘어간 셈입니다. 매출의 81.0%입니다.

이 수치는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5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공개한 내용입니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203억원, 영업이익률은 1.9%에 그쳤습니다. 매출은 커졌는데 국내 법인에 남은 이익은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매출 잔치의 테이블이 한국에 차려졌지만, 계산서를 들고 간 곳은 따로 있는 모양새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단순히 ‘돈이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한 문장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81.0%라는 숫자를 장식품처럼 치워둘 일도 아닙니다. 핵심은 구독자가 낸 돈이 어떤 계약과 회계 구조를 거쳐 본사 지급액, 국내 법인 이익, 콘텐츠 생태계로 나뉘는지에 있습니다.

구독료를 낸 사람은 돈의 다음 행선지를 알 수 있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국내 매출은 2021년 6317억원에서 2025년 1조 542억원으로 늘었습니다. 한국 시장이 넷플릭스에 작지 않은 시장이라는 사실은 이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서 넷플릭스 유료 이용률은 46.7%로 집계됐고, 티빙은 13.0%였습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이용률을 가진 서비스가 한국에서 1조원대 매출을 올렸다는 뜻입니다. 독자 여러분이 매달 내는 구독료도 바로 이 숫자를 만드는 한 조각입니다. 그러니 ‘내가 낸 돈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회계 전문가만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다음 달 결제 알림을 받는 이용자라면 누구나 물을 수 있는 생활의 질문입니다.

감사보고서상 미국 본사에 지급된 8,539억원의 명목은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 등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이 금액에는 글로벌 서비스 운영, 콘텐츠 이용권, 기술·플랫폼 제공 등 여러 거래 요소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사 지급액을 곧바로 한국 이용자의 구독료 전액이라고 부르거나, 그 자체로 불법적인 이익 이전과 탈세가 확정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과 설명이 충분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왜 이 금액이 산정됐는지, 어떤 계약과 기준이 적용됐는지, 한국 법인의 이익과 세금은 어떤 구조에서 결정됐는지는 여전히 독자가 확인하고 싶어 하는 대목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본사 지급 구조와 이전가격 산정 근거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숫자가 큰 만큼 설명도 작아서는 곤란합니다.

K-콘텐츠가 세계로 갔는데, 성공의 몫은 어디까지 돌아왔나

넷플릭스를 오늘날의 글로벌 미디어 공룡이자 국내 1위 플랫폼으로 만든 힘을 하나만 꼽으라면, 한준호 의원의 표현처럼 “단연 K-콘텐츠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예능은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시청자와 만났고, 넷플릭스는 국내 제작물의 해외 진출 창구가 됐습니다. 이건 분명한 성과입니다. 국내 플랫폼만으로 닿기 어려웠던 시청자에게 작품을 보여줄 기회가 넓어졌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성공의 크기와 성공 보상의 크기가 늘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한준호 의원은 넷플릭스 투자 프로젝트에서 국내 제작사의 마진이 3~10%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작품이 세계적으로 흥행했을 때 제작진에게 합당한 사후 추가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모든 작품의 계약 조건이 동일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작비와 일정한 마진을 확보하는 대신 넷플릭스가 지식재산권과 글로벌 유통을 맡는 계약도 있을 수 있고, 이는 제작비 조달과 위험 부담을 함께 따져 평가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엔 논쟁의 중심은 ‘넷플릭스가 옳으냐, 제작사가 옳으냐’라는 편 가르기가 아닙니다. 작품이 흥행했을 때 누가 위험을 부담했고, 누가 가치를 만들었으며, 성공 뒤에 추가로 생긴 수익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제작비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흥행 이후의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면 창작자에게 성공은 박수로만 돌아갈 수 있습니다. 박수는 훌륭하지만, 통장에 입금되지는 않습니다.

한준호 의원은 “작품의 세계적 흥행에 발맞춰 제작진에 합당한 사후 추가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등 시장 영향력에 어울리는 상생 노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요구는 단순한 출연료 인상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 산업의 계약 관행을 다시 묻는 말입니다. 한국 작품으로 글로벌 매출과 플랫폼 영향력이 커졌다면, 그 성장의 과실이 제작사와 창작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도 함께 공개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넷플릭스가 커질수록 국내 OTT의 자리는 좁아진다

넷플릭스의 한국 매출 증가는 한 회사의 성장 그래프로 끝나지 않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티빙은 2025년 698억원, 웨이브는 1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유료 이용률 46.7%로 티빙의 13.0%를 크게 앞선 가운데, 국내 OTT는 콘텐츠 투자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습니다. 양손에 무거운 짐을 들고 달리는 쪽과, 이미 넓은 길을 확보한 쪽의 경쟁처럼 보입니다.

이 격차가 계속되면 이용자에게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플랫폼이 줄어들면 콘텐츠 선택권이 넓어지기보다 오히려 특정 플랫폼에 집중될 수 있고, 경쟁이 약해진 시장에서는 요금과 콘텐츠 공급 조건을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넷플릭스의 본사 지급 구조가 구독료 인상에 직접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장 지배력이 커질수록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의 폭과 국내 사업자의 투자 여력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서 토종 OTT의 적자를 곧바로 넷플릭스 탓으로 돌리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국내 사업자마다 콘텐츠 전략과 비용 구조가 다르고, 넷플릭스가 한국 이용자에게 한국 콘텐츠와 글로벌 콘텐츠를 동시에 제공하며 제작물의 해외 진출을 넓힌 효과도 있습니다. 경쟁은 때로 산업을 키우지만, 한쪽으로 너무 기울면 경쟁 자체가 장식이 됩니다. 저는 지금 한국 OTT 시장이 바로 그 균형을 점검할 시점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매출 규모보다 계약의 구조다

이번 수치는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회계 범위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넷플릭스 그룹 전체가 한국 콘텐츠로 세계 시장에서 얻는 매출과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국내 법인의 영업이익 203억원만 보고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얻은 전체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그 한계를 이유로 본사 지급액 8,539억원을 아무 설명 없이 넘길 수도 없습니다. 1조 542억원의 국내 매출과 81.0%의 본사 지급 비중은 계약 구조와 조세,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함께 묻는 출발점입니다. 실제로 한국 법인이 낸 법인세가 얼마인지, 본사 지급액이 글로벌 콘텐츠 제작비와 어떤 관계인지, 흥행 작품의 추가 보상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독자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넷플릭스의 공식 반론이나 세부 계약 내용은 이번에 공개된 자료만으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의혹을 사실처럼 키우는 방식은 경계해야 합니다. 사기나 기망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 순간, 비판은 감시가 아니라 또 다른 현혹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과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서 얻은 매출과 콘텐츠 영향력이 커진 만큼, 본사 지급 구조와 제작사 보상 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는 충분히 정당합니다. 플랫폼이 세계로 뻗어갈수록 계약서는 국내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업계와 이용자가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나 많이 벌었나’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 돈이 누구의 노력으로 만들어졌고, 어떤 규칙에 따라 나뉘었으며, 다음 성공에서는 누가 더 공정한 몫을 받게 될지입니다. 좋은 콘텐츠의 엔딩은 박수로 끝나지만, 좋은 산업의 엔딩은 공정한 정산서까지 보여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2025년 매출은 얼마인가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5년 국내 매출은 1조 542억원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은 수치입니다.

매출의 81.0%가 미국 본사로 지급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25년 매출 가운데 8,539억원이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 등의 명목으로 미국 본사 넷플릭스에 지급됐습니다. 다만 세부 산정 방식과 계약 내용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얼마인가요?

2025년 영업이익은 203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1.9%입니다.

한국 제작사와 창작자는 넷플릭스 작품 흥행으로 추가 보상을 받나요?

작품별 계약 조건이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한준호 의원은 국내 제작사의 마진이 3~10%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세계적 흥행에 따른 사후 추가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넷플릭스가 국내 OTT보다 이용률이 높은가요?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서 넷플릭스 유료 이용률은 46.7%, 티빙은 13.0%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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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ALJIstory 편집장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실을 파고드는 심층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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